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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집트

아스완 미완성 오벨리스크 후기: 돌 하나 보러 갔다가 태양이랑 맞짱 뜬 이야기

by H-_- 2025. 4. 18.

아스완 미완성 오벨리스크 후기: 돌 하나 보러 갔다가 태양이랑 맞짱 뜬 이야기

미완성 오벨리스크지만 개들에게는 완성형인듯 대단히 개판이다..

아스완에 왔다면 한 번쯤은 검색해봤을 ‘미완성 오벨리스크(Unfinished Obelisk)’.
이름부터 뭔가 거대한 유적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나요?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하지만 직접 가보고 깨달았습니다. 아, 진짜 미완성이구나. 여러 의미로.

입장료는 저렴합니다. 그래서 ‘한 번쯤 보지 뭐’ 하고 갔는데, 이게 웬걸...
설명도, 안내도, 관리도... 전부 ‘미완성’. 오벨리스크 하나 땅에 누워 있고, 주위엔 돌밭과 바위산.

"끝"

이걸 모르고 왔다면 진짜 동네 언덕 돈 내고 산책하는 기분. 주변을 둘러보며 ‘내가 뭘 놓친 걸까?’ 몇 번을 자문했지만, 아무것도 놓친 게 없었습니다. 그게 전부였습니다..

더위, 설명 부족, 감흥 실종: 이쯤 되면 미스테리 유적지

미완성 오벨리스크는 유네스코에 등록되지 않은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감정적으로도 ‘미완성’입니다.
해는 중천에 떠 있고, 그늘은 단 한 줄기도 없고, 물은 끓고 있고, 땀은 줄줄 흐릅니다.
가만히 서 있으면 돌이 아니라 내가 조각되는 기분. 가마솥 증기 찜질방에 잘못 들어온 줄 알았어요.
정오쯤 가면 태양신 라와 1:1 대결 펼쳐야 하니 무조건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을 추천합니다. 아니면 정말 뜨끈하게 익을 수 있어요.

그리고 역사에 엄청난 애정이 있거나 고대 이집트의 석재 기술에 대해 박사급 지식이 있지 않은 이상,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 가서 보는 것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저는 ‘이 돈으로 코샤리 한 그릇 더 먹을 걸’이라는 생각이 열 번쯤 들었 다는것..


이집트 유적지 여행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이집트의 멋진 유적은 많습니다.
미완성 오벨리스크는... 그 중에 포함되지 않는 하나일 뿐입니다.
아주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아니면 아예 마음을 비우고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정리하자면...

입장료는 착하다

하지만 유적도, 재미도, 감동도 착~하다

설명도, 안내도 거의 없음

더위는 살벌함 (진심으로 장난 아님)

추천? 아니요.

역사에 진심인 분이 아니라면 그냥 사진으로만 보시고, 맛있는 거 하나 더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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