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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집트

이집트 룩소르 왕가의 계곡과 디테일이 차원이 다른 데어 엘메디나를 가야하는 이유

by H-_- 2025. 4. 30.

아스완을 안 가도 룩소르는 꼭 갈 정도로 정말 많은 유적지가 있는 곳인데
그중에서도 제일 인상 깊은 곳은 데어 엘메디나였다.

왕가의 계곡 좋다 좋다 하지만 복원정도나 그림의 디테일이 살아 있는 게 차원이 다른 데어 엘메디나
다른 유적지에 비해 후순위로 이뤄지는 관광지라 사람도 비교적 적고 구경하기에도 여유로웠다.

데어 엘-메디나 · Al Qarna, Luxor Governorate

www.google.com

데어 엘메디나를 안 갈 거면 룩소르를 가지 마라..

입구지만 매표소는 없다.

희한하게도 매표소는 입구로부터 꽤나 떨어져 있어서
택시 타고 들어오기 전에 미리 구입하고 와야 한다.

우리는 그걸 몰랐기에
고작 티켓 사는데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숙소에서 엘메디나를 찍어 택시를 불렀는데 갑자기 먼 매표소에 멈춰서 표사고 오라더니
표사고 오니 돈을 더 달란다.
아니 어차피 가는 길이였는데 무슨 소리냐 하니
'아몰랑 더 줘 아님 내려'
하 그래 이집트인 답구나..
그냥 가라~
괘씸해서 일부러 다른 택시 불러서 갔다. (택시 돈장난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는 그냥 웃음밖에 안 나옴)

또 웃긴 일은 매표소에서 일어났다.
티켓을 사려하니 직원이 학생이냐 묻길래 이집트에서 닳고 닳아 버린 나는 그 순간 짱구를 굴려
학생인데 학생증이 없다고 구라 쳐버렸다. (구라 없이는 이집트에서 생존불가)
그러더니 학생가격에 해줄 테니 자신에게 뽀찌를 달라더라
뽀찌 줘도 싼 가격이라 바로 콜
이집션들의 참 골 때는 일처리 방식이다..

그렇게 내부에 들어가서 구경하니 누가 봐도 가이드가 따라 들어오길래
나 돈 없다 가이드 필요 없다 해도
돈 없어도 괜찮다 이게 내 직업이다라며 기어코 들어와서 설명해 준다.

사실 돈 안 주고 나와도 되는데 이미 더위에 지쳐서
돈을 조금이라도 주기로 마음먹고
바로 사진기사 시켜버렸다.

어차피 가이드 설명내용이 아무 쓸모없는 말들만 해서 들을 필요도 없었다.
이건 새머리를 한 시키고~ 이건 개얼굴을 한 신이고~ 이건 원숭이고~
누가 봐도 유치원생이 와도 알 수 있는 내용들을 그냥 말로 해주는 수준.

옆에서 막 떠들어서 정신이 없는데도 엘메디나의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정식이 화들며 눈에 담고 사진 찍기 바빴다.
왕가의 계곡을 다녀온 후라 더 좋은 퀄리티를 볼 수 있을까 했는데..
당연하게도 이집트 여행 내내 이보다 좋은 퀄리티를 본 적이 없었다.

아쉽게도 카메라가 다 담지 못했다.
보다 밝고 쨍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참..

한 가지 단점은 내려가는 길이 굉장히 좁고 환기가 안되어 공기가 안 좋으며
좁은 길에 가이드랑 같이 내려가니 가이드가 마음만 먹으면 삥 뜯기기 딱 좋은 분위기..

때문에 어릴 적 기억나서 나올 때는 가이드보다 먼저 나오며
50파운드를 쥐어줬다.

언제나 그렇듯 이 가이드들은 하는 것도 없는데 만족하는 법도 모른다.
뭐 라마단 기간이라고 아무것도 못 먹었다고 배고프다고 돈 더 주라고
못 알아듣는 척 한국어로 상습비난을 하며 사람 좋은 미소로 마무리했다.

엘메디는 지하 3곳과 야외 유적지로 구성되어 있고
야외 유적지는 사실상 티켓 없어도 구경가능했다.

티켓검사를 안 하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얼핏 보면 그냥 돌무더기라 그렇게 큰 감흥은 없고
쭉 지나가면 쪼끄만 신전 같은 곳이 있는데 그곳은 검사를 하긴 하는데
굳이 안 봐도 될 정도의 퀄리티가 패스해도 무방하다.

정말 유적지가 많고도 많은 게
아직도 발굴 중이고 아직도 발굴할게 한참 남은 게 눈에도 보일 정도였다.
정말 길 가다가 발로 차고 있는 돌멩이조차도 유적일 수 있는 고대 이집트의 역사가 감탄스럽고 부럽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이 정도 규모의 유적이 있으면 큰 자산이 되었을 텐데..

아무튼 무조건 룩소르에 가서는 데어 엘메디나를 반드시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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